십이지신이란 땅을 지키는 열두 수호신으로 12방위에 맞추어 동물 얼굴에 사람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사경을 외우는 불교도를 지키는 신장으로 도교의 방위신앙에서 영향을 입은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저도 절에서 십이지신을 접하거나 방위표시를 본 기억이 나네요.
인천 차이나 타운의 지신 석상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의미를 살펴보면 십이지신 순서를 알 수 있는데요. 우리가 제일 많이 알고 있는 동물 띠를 순서대로 나열한 것으로 한자로 표시한 부분이 바로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입니다. 자축인묘에서 자는 쥐, 축은 소, 인은 호랑이, 묘는 토끼를 뜻합니다.
진사오미에서 진은 용, 사는 뱀, 오는 말, 미는 양을 뜻하고요. 마지막으로 신유술해에서 신은 원숭이, 유는 닭, 술은 개, 해는 돼지입니다. 완벽히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의미가 한자로 동물을 뜻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억지로 외우려고 하면 매칭이 잘 안 되더라고요.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시간도 설화와 함께 살펴보면 꽤 재미있는데요. 쥐(자)는 밤 11시에서 1시로 이 시간에 먹이를 저장하고 새끼를 낳기 때문에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시간대입니다. 소(축)는 새벽 1시에서 3시로 근면, 성실, 인내를 의미하는데요. 설화에 따르면 부지런한 소가 1등으로 들어왔는데 소의 머리에 타고 있던 쥐가 뛰어내려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쥐가 1등, 소가 2등이 되었습니다.
쥐가 나빴어 힝~~~
호랑이(인)는 새벽 3시에서 5시로 용맹함과 길흉화복을 상징하는데요. 본인이 1등을 할 줄 알았는데 소와 쥐가 먼저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고 합니다. 호랑이가 너무 열심히 뛰다가 벽에 박아서 잠깐 기절을 했다는 설도 있어요.
토끼(묘)는 새벽 5시부터 7시로 이 시간에 달이 뜬 토끼가 보이기도 한다고 하는데 온순과 인내의 상징입니다. 토끼는 낮잠을 자다가 호랑이의 모습을 보고 4등으로 들어오게 되었다네요. 용(진)은 아침 7시에서 9시로 돌파력, 결단력을 상징하는데 유일하게 실제 동물이 아니죠?
여담으로 실제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고양이가 더 적합할 것 같다는 말도 있는데 고양이가 제외된 이유를 쥐가 날짜를 잘못 알려줬기 때문에 또는 쥐와 고양이가 함께 있을 때 강 건너는 고양을 쥐가 밀었기 때문이라는 재미있는 설이 있네요.
아무튼 빠르기로 하면 용이 가장 빠르겠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천천히 들어와서 5등을 했다는 설도 있고요. 늦게 출발했지만, 속도가 빨라서 5등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뱀(사)은 아침 9시에서 11시로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시간대이며 집중력, 의지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우연히 용을 타고 들어와서 6등을 했다네요.
여기도 얌체가 있네
말(오)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로 강인함과 고지식함을 상징하는데 천천히 달리던 말이 용을 발견하고 열심히 달려 7등으로 결승선에 들어왔다고 하고요. 결승점으로 바로 향하지 않아서 7등을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양(미)은 오후 1시에서 3시로 말과 풀을 같이 뜯고 있다가 말이 뛰는 것을 보고 따라가서 8등을 했고 선함, 좋은 운, 아름다움 등을 뜻합니다.
원숭이(신)는 오후 3시에서 5시로 원숭이들이 가장 많이 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재능이 많고 영리하다고 하는데 원래 빠른 동물이지만 경주할 때는 나무가 없어서 9위를 했다는 설도 있고요. 견원지간이라 원숭이가 개와 싸우다가 늦어 9등을 했다고 하기도 합니다.
닭(유)은 저녁 5시에서 7시로 출세, 고집, 성실을 상징합니다. 닭이 10등을 한 이유는 책임감이 너무 강해서 아침에 해야 할 일을 그냥 두고 출발할 수 없어서 늦게 출발했다는 설이 있고요. 아침에 해가 떠서 꼬끼오하고 울다가 늦게 출발했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개(술)는 저녁 7시에서 9시로 충성, 책임감이 상징인데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는 말처럼 닭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다가 뒤이어 11등으로 진입했다고도 하고요.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같이 짖다가 11등을 했다고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돼지(해)는 밤 9시에서 11시로 돼지가 잠드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복, 선량함 등을 상징하는 동물로 힘들게 달려서 들어왔음에도 제일 꼴찌로 들어왔네요. 이야기로 기억하면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의미 전체를 파악하기에 조금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십이지신 자체가 우리의 띠에 해당하고 육십갑자와 연결이 되어 있다 보니 잘 알아두면 실생활에서도 굉장히 유용하더라고요. 10간인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십이지인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를 결합하여 60개의 간지로 60년마다 연도별로 이름이 붙는답니다.
2023년은 계년으로 토끼의 해입니다. 내년은 갑진년 용의 해 육십간지의 41번째로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나 청룡을 의미하는 해입니다